2016년 가을과 겨울, 온 나라를 뜨겁게 달군 촛불 촛불 혁명은 결국 박근혜 퇴진과 탄핵으로 이끌었고 현재 그녀는 차가운 감옥에 수감되어 있다. 2016년 10월 29일 급작스럽게 시작된 1번째 촛불시위의 슬로건은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였다. 그리고 비상국민행동이 집계한 촛불집회 현황을 보면, 첫 집회부터 이듬해인 2017년 4월29일 23번째 집회까지 연인원 1,685만 명이 참여했다.
이 숫자는 그 당시의 촛불 시위가 결국 박근혜를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오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였고 그것이 결국 촛불혁명이라는 말로 부를 수 있는 의미이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2017년 2월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촛불집회엔) 정치적 분노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불만이 깊숙이 깔려 있다. 성장을 가져온 신자유주의 부작용을 실존의 차원에서 겪는 이들의 누적된 분노가 촛불의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한겨레 칼럼 발췌)
손호철 서강대 명예교수는 그해 8월 ‘6월항쟁과 11월촛불혁명’ 논문에서 “시민들이 단순한 박근혜 퇴진을 넘어 헬조선 탈피 등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항쟁보다는 ‘시민혁명’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한겨레 칼럼 발췌)
지금 대한민국은 2020년 제 20대 대통령 선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어제는 전 검찰총장의 임기를 다 마치지 않고 사퇴한 후 바로 대통령에 도전하는 윤석열 전 총장이 출마선언을 했다. 그의 출마 선언은 자신이 말하는 공정과는 먼 윤봉길 기념관에서 이뤄졌다. 시종일관 동문서답(東問西答)과 중언부언(重言復言)을 했던 윤 전 총장의 출마 선언 후 윤석열 관련 주라고 하는 주식 가격은 곤두박질을 쳤다.
문재인 정부는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세상은 다시 공정을 외치고 있다. 그래서 더불어민주당에서 일찌감치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미리 ‘공정’이라는 화두를 선점했다. 그리고 얼마 전 개혁의 어머니, 전 법무장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출마 선언 후 무서운 속도로 빅3에 들어왔다.
지금 국민들은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사실상 여론으로 묻는 결과는 속마음을 100% 알 수 없기에 모든 후보들은 대선 전략에 각자들의 특별한 장기로 전략을 구성하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공정은 아마도 공통의 화두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한 이 구호가 완전하게 실패 했는가?라는 질문에 나는 단연코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 증거로 이틀 전만해도 43%대를 유지하며 레임덕은 전혀 발생하지 않는 정부였지만 최근 반부패 비서관의 부동산과 대출금액에 관한 보도로 인해 오늘은 39.6%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여론은 그 어떤 과거 정부보다도 높다.
이 여론지수는 사실상 대한민국의 현재 위상으로 증명된다. 얼마 전 G7회의에 초청 받아 이룬 성과와 우리나라의 여러 가지 국제, 사회, 경제적 지표들은 모두 선진국으로 진입해 있음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의 청렴지수는 전 세계 33위이다.
우리는 검찰개혁 과정을 보며 검찰의 민낯을 낱낱이 볼 수 있었다. 조국 전 장관과 그의 가족이 대 수난을 당하는 일을 목격했고 추미애 전 장관의 아들 휴가 문제까지 거론하며 자신들의 카르텔을 유지하려 애를 쓰는 모습을 보며 국민들의 의견과 생가은 둘로 갈라지게 만들었고 카르텔에 관한 무관심자들은 윤석열 총장의 지지하며 현재 지지율 1위라는 자리를 차지하며 대선가도로 뛰어들었다.
그런데 공정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다만 그 공정이 아전인수(我田引水)격으로 해석되는 공정이기에 정치 세력이 양분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공정이라는 단계로 가기에 앞서 우리는 제도의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 현재의 제도는 시대에 뒤떨어져있으며 그 제도 자체로 불공정한 형태로 만들어진 것들은 매우 많다. 그리고 그 적용의 형태도 늘 검찰이 그래왔듯이 카르텔 문화 속에서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는 이미 사람들 사이의 속 쓰린 말이다. 사실 사회가 완전한 공정을 유지한다는 것은 이상 사회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사회를 함께 지향해 나가야하는 것이다.
그 공정의 길이란 올바른 제도의 정착 위에서 이루어진다. 공정을 선언적으로 외치고 공정한 정책을 편다는 것은 깊은 물을 건너기 위해 조약돌을 던져 다리를 만드는 일과 같다.
그렇다.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위해서는 상식적이고 누구나 법 앞에서 억울하지 않은, 누구나 자신의 결과 앞에서 후회가 있을 수 없는 제도가 튼튼하게 뒷받침 되어야 가능한 것이다.
이것은 수학의 부분 집합 같은 것으로 현재 대한민국은 개혁의 완성을 거치고 공정의 제도들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개혁이 완성되지 않고서는 공정이라는 뿌리를 내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 대통령 선거의 당 내 경쟁이 가속화 되고 있다. 자칫 깊은 물에 조약돌을 던져 돌다리를 만들어 건너 편 공정의 나라로 가려한다면 우선 토목 건설을 키우고 우수한 재료를 선택하여 공정의 나라로 갈 수 있는 안전하고 튼튼한 다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차기 정부가 할 일이다.(끝)